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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로 문화재 읽기] 하늘신은 '하느님', 3층은 '3단'으로 풀어써야

<4> 환구단

'황궁우'에는 한자 '宇' 표기 빠져

원구단과 용어 혼용…통일 필요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환구단은 대한제국 시기 ‘제국’으로서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되면서 현재는 대폭 축소된 채 일부 건물만 남아있다. 일제는 환구단 부지에 1913년 호텔(당시 조선경성철도호텔)을 지었고 이 호텔은 현재도 웨스틴조선호텔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위치에 그대로 있다.

환구단의 안내판을 보면 “환구단은 제사를 지내는 3층의 원형 제단과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는 3층 팔각 건물 황궁우(皇穹), 돌로 만든 북[石鼓]과 문 등으로 돼 있다”고 씌어였다. 이중에서 ‘하늘신’은 일반적으로 잘 쓰이는 말이 아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나오지 않는다. ‘하늘신’ 표현은 그냥 ‘천신’이나 ‘천제’, 아니면 ‘하늘’이나 ‘하느님’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

또 ‘3층의 원형 제단’이라고 했는데 제단의 의미할 때는 ‘3단’이라고 해야 한다. ‘단’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 흙이나 돌로 쌓아올린 터’를 의미한다. 역대 동양사상에서 제단의 높이로 황제는 3단, 제후는 2단이라는 사례가 있다. ‘황궁우(皇穹)’에서 한자 ‘우(宇)’ 표기가 아예 빠져 있는데 관리자들의 무신경이 아쉽다. 표준대사전은 황궁우에 대해 ‘환구단 안에 하늘과 땅의 모든 신령의 위패를 모신 곳’이라고 설명한다.





‘난간석 석물’을 설명하면서 “전벽돌로 지은 삼문(이하 전축삼문)의 양쪽 난간 석재로 사용하였다”는 표현이 있다. ‘전벽돌’은 흙을 구워서 만든 벽돌을 의미한다. ‘삼문’은 궁궐이나 주요 기관에 설치한, 입구가 3개가 합쳐진 문이다. 전통시대 문으로서 최상위 등급이다. 보통 우리 건물들의 대문들은 나무로 지었지만 환구단 대문은 벽돌로 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환구단 안쪽 대표 안내판에는 ‘환구단’이라고 제목으로 표기하고 있는 반면, 환구단 정문 안내판에는 ‘원구단’으로 돼 있는 점도 문제다. 물론 환구단 안내판에 “환구단은…원구단이라고도 한다”고 돼 있지만 동일 시설의 다른 안내판이 표기 자체를 섞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환구단’이냐 ‘원구단’이냐, 즉 ‘환’으로 읽느냐 ‘원’으로 읽느냐는 오랜 논란이었다. 안내판에서는 통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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