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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일 지각한 후반기 국회…‘행안·과방’’ 대치로 또 하세월

행안위, 류삼영 총경 증인 채택에 이견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계획 무산

과방위는 두 차례 모두 野 단독 회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등 여야 힘겨루기

27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성형주 기자




53일 늦게 출발하며 지각 국회로 시작된 21대 후반기 국회가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간 대립으로 공회전만 거듭하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부터 부딪혔던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의사일정 협의부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여야 간 입장 차가 큰 경찰국 신설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가 각각 행안위와 과방위의 쟁점으로 떠오르며 앞으로도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행안위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앞서 행안위는 28일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뒤 대기발령을 받은 류삼영 총경 등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의 의견이 갈리며 무산됐다. 민주당은 윤 후보자 청문회에 류 총경이 꼭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청문회를 경찰국 정쟁화에 이용하려 한다며 거부했다. 여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예정대로 오는 4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윤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은 다시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여야는 대치 상태를 이어갔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류 총경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기 위해 29일에는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어 윤 후보자를 만나 총경회의로 인한 대기발령과 회의 참석자 감찰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흠집 내기와 국정운영 발목 잡기에만 몰두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맞섰다. 행안위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류 총경의 청문회 참석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굽힐 수 없다”며 “국민의힘 측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음 행안위 회의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김교흥 간사를 비롯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서장 회의 징계와 관련해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과방위는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반쪽 회의’가 이어졌다. 27일 간사선임 회의와 29일 소관 부처 업무보고 회의 모두 민주당 단독으로 열렸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29일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에 대해 “저는 (회의) 파행이라고 보지 않는데 파행이라고 본다면 그 책임은 국민의힘 측에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 날짜를 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과방위 파행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거취 등 현안을 두고 여야가 일정 협의에서부터 힘겨루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낸 가운데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영언론을 공개 직격한 데 이어 과방위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이 ‘공영언론 블랙리스트’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영방송 때리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도 민주당은 “여권이 사퇴를 간접 압박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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