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몇 달 안에 러시아 해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배치 지역은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해함대 소속 4500t급) 호위함 ‘고르슈코프 제독함이 이들 가공할 무기를 실전 배치할 첫 번째 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해군은 누구든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려는 이에게 번개와 같은 속도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날아갈 수 있어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이 가능하다. 탄도 미사일은 높은 고도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 중에서 낮은 궤도로 날아가다가 목표물을 빠르게 타격한다. 또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조종이 가능해 추적과 방어도 어렵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각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어 전쟁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선박에 장착하는 치르콘 순항 미사일은 최고 마하 8(9792㎞/h)의 속도로 비행해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19년 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2020년 치르콘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치르콘으로 약 1000㎞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시험 발사까지 완료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경제적·전략적 이익과 관련한 새로운 해양 독트린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해양 독트린은 우리 국익의 영역과 경계를 공개적으로 지정한다. 이는 북극해, 흑해,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발트해와 쿠릴 해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수단을 다해 이들 해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독트린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주요 안보 위협으로 들었다.
독트린은 “해양에서 러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안보에 대한 주요 도전과 위협은 해양과 항로 및 에너지 사용과 관련한 국제적 절차에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 국경을 향한 나토의 군사시설 확장과 러시아 인접 해역에서의 군사 훈련의 증가를 주요 안보 위협으로 지목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러시아 북방·태평양·발트·흑해 함대 소속 40여 척의 함정과 잠수함, 해군 및 우주 항공군 소속 40여 대의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이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용선에 올라 함정 열병식을 시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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