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췌장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박주경·강원석 교수, 혈액종양내과 홍정용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812만674명(평균 나이 46.7세)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췌장암이 이같은 연관성이 드러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췌장암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고 조기 발견도 어려워 5년 생존율이 9%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원인을 찾아 미리 차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다.
지금까지 규명된 췌장암 발병 원인은 췌장염, 흡연, 비만 등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의 명확한 연관성은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관찰 기간 중 총 1만470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의 나이와 성별, 흡연과 음주 이력, 신체활동과 소득수준, 당뇨, 비만도, 췌장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췌장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췌장암 발병 위험이 17% 큰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지방간지표 30 이상∼60 미만)이어도 췌장암 발병 위험은 10% 올랐다.
흡연자의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면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고 흡연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42%까지 증가했다.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키우는 등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소화기관인 췌장에 부담을 주는 것 또한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를 주관한 박주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 코호트 집단을 분석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췌장암 발병에 끼치는 영향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평소 적정체중 관리,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충분히 교정 가능한 만큼 이를 조절한다면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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