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의혹으로 고발된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초청으로 현지에 머물던 서 전 원장이 지난달 말 국내로 돌아왔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이 입국하면 그 사실이 자동 통보될 수 있게 조치해 둔 상태였다.
서 전 원장은 2019년 11월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탈북 어민 2명에 대한 합동조사를 조기에 종료시킨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로 고발됐다.
그는 국정원이 합동조사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통일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강제 수사 필요’, ‘귀순’ 등의 표현은 빼고 ‘대공 혐의점 없음’이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고서 수정을 지시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국정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이후 대북 감청부대원·해군·국정원 직원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 같은 기초 조사를 통해 당시 문재인 정부가 탈북 어민들의 귀순 의사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법적 근거 없이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 전 원장 등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부하 직원에게 의미 없는 일을 시키거나 공문서 조작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실무진급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 전 원장 등 책임자급 인물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탈북어민 북송사건 당시 통일부 수장이었던 김연철 전 장관도 지난달 26일 가족 만남을 위한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대북·안보 라인 지휘부들 조사를 통해 당시 국정원과 청와대 대북·안보 라인 간 어떤 의사소통이 이뤄졌는지, 탈북 어민을 북한에 돌려보낸 동기는 무엇인지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서 전 원장 등의 소환 일정에 대해선 “수사 일정에 따라 필요한 때 필요한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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