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열고 정부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전장연 활동가 7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 피켓과 철제 사다리, 쇠사슬 등을 목에 걸고 여의도역 방면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할 준비를 했다.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직접 감옥 모형으로 제작해온 철제 틀 안에 들어가 갇혀 있는 퍼포먼스를 했다.
오전 8시께부터 휠체어를 탄 활동가들이 한꺼번에 탑승하며 열차 운행이 15분가량 지연됐으나, 출입문을 막는 방식의 시위는 없었다. 승강장에 활동가들이 몰리고 경찰이 스크린도어 앞에 배치되는 등 다소 혼잡이 빚어졌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장연의 시위에 "불법 집회"라며 3차 경고방송을 했다.
전장연은 이후 여의도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탄 뒤 국회의사당역에서 하차해 국회 정문 앞에서 마무리 기자회견을 연다. 전장연은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자 감세는 소신결단하면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은 그 책임을 각 부처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갑질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기재부가 비용 문제로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독일 나치가 사회체제와 국가의 재정적 부담으로 30만 명의 장애인을 학살한 또 다른 방식의 한국판 T4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T4 프로그램'은 나치 독일에서 1939년 장애인과 정신질환자 등을 집단 학살한 사건을 일컫는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달 4일 이후 28일 만에 재개됐다. 당시 전장연은 추 장관의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확답을 요구하며 "답이 없다면 8월 1일부터 매주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을 타겠다"고 예고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24일 추 장관과 면담했으나 이 자리에서 추 장관이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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