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흑인 여장교' 니셸 니컬스 별세

60년대 흑인으로 첫 주요 배역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1988년 스타트렉 승무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니셸 니컬스(오른쪽)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조지 다케이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할리우드에서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60년대, 인기 고전 TV 시리즈 ‘스타트렉’에 출연해 흑인 여배우의 위상을 높인 니셸 니컬스(사진)가 7월 30일(현지 시간) 향년 89세 나이로 타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니컬스의 아들인 카일 존슨은 지난달 31일 모친의 공식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어젯밤 어머니가 노환으로 돌아가셨다”며 “그의 훌륭한 삶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라고 전했다.



니컬스는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우주선 USS 엔터프라이즈호의 통신장교인 니오타 우후라 중위 역할을 맡았다. 1966년 미국 NBC방송이 황금 시간대에 처음 스타트렉을 방영할 당시에 흑인 여배우가 주요 배역을 맡은 적은 없었다. 그의 열렬한 팬으로 흑인 인권운동가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흑인 최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등을 꼽을 수 있다. 1968년 4월 암살당한 킹 목사는 생전 “흑인 여성이 TV 역사상 처음으로 판에 박히지 않은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 고인은 2012년 백악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5세 때 그의 팬이 됐다고 털어놓으면서 ‘벌컨 경례’를 하는 기념사진을 남겼다. 벌컨 경례는 스타트렉 승무원들의 경례법으로 검지와 중지, 약지와 소지를 붙인 채 손가락을 세 부분으로 나눠 선서하듯 손을 올리는 동작이다.

미국 항공우주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니컬스는 스타트렉에서 보여준 선구자적 역할뿐 아니라 여성과 유색인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비행사로 지원하게 하는 등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