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로 유명한 코모도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크게 인상하자 해당 지역 관광업체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1일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모도 국립공원 관광을 위한 공항과 호텔·리조트가 몰려 있는 '라부안 바조' 내 관광업체들은 입장료 인상에 반대하며 모든 종류의 관광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관광업체들은 급격한 입장료 인상으로 인해 지역 관광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부터 모든 관광 업무를 중단하고 집단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라파엘 타헤르 라부안 바조 관광협회장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코모도 국립공원 지역에서 관광 보트, 식당, 호텔, 사진작가와 가이드, 요리사 등 모든 종류의 관광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타헤르 협회장은 "관광객의 방문을 막지는 않겠지만 관광객이 오더라도 탈 수 있는 차량이나 묵을 수 있는 호텔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업체가 있다면 해당 업체의 시설에 불을 지를 각오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관광업체들의 시위에 경찰을 충원해 대처하기로 했다. 동(東) 누사틍가라주의 세트요 부디얀토 경찰청장은 "관광객들과 지역사회가 안심할 수 있도록 경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왕도마뱀을 보호하기 위해 10달러(약 1만3100원)였던 코모도 국립공원 입장료를 이날부터 375만 루피아(약 37만7000원)로 30배 인상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안정됨에 따라 관광들이 몰리자 입장료를 대폭 올리고 입장할 수 있는 정원도 연간 20만 명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21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코모도 섬 인근 린차섬을 방문해 "우리는 관광 수입 증가와 환경 보전 둘 다 원하며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입장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왕도마뱀은 인도네시아 코모도 섬 일대에만 서식하는 희귀동물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UNESCO)는 1991년 코모도 국립공원을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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