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여의도 통개발(마스터플랜)’ 구상이 보류되면서 수년간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여의도에서 초고층 재건축 사업이 잇따라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로 준공 47년차를 맞은 여의도 ‘공작’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이 이르면 이달 중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해당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을 경우 여의도 16개 노후 아파트 단지 중 최초의 정비구역 지정 사례가 된다.
2일 정비 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중 여의도 공작아파트 정비계획안을 도계위에 상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계위에서는 공작아파트 정비계획안이 단지가 위치한 여의도 ‘금융중심지구’의 지구단위계획과 정합한지 여부를 따져보게 된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공작아파트 정비계획안이 상위계획인 금융중심지구단위계획과 크게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 만큼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계획안을 봤을 때 현재 공작아파트의 정비계획이 상위계획과 배치되는 사항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정확한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이달 중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최고 12층, 373가구 규모인 공작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이 완료될 경우 최고 49층, 555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단지는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한 만큼 아파트뿐 아니라 금융업무·지식산업센터와 판매시설 등도 함께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가 위치한 금융중심지구는 여의도의 국제 금융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정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하는 용역을 마친 후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금융중심지구 내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공작아파트를 비롯해 서울·수정·진주아파트 등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이 일부 섞인 진주아파트를 제외하고 이들 단지는 모두 일반상업지역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용적률 800%까지 가능하다.
이 중 192가구의 소규모 단지인 서울아파트는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에 적용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아닌 ‘건축법’에 따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건축법 적용 시 조합 설립 등의 절차가 필요 없으며 임대주택 설치 의무도 없다. 최근 서울아파트는 영등포구청에 건축법에 따른 재건축을 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후 서울시 검토를 거쳐 건축법에 따른 재건축 가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외에 수정아파트와 진주아파트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한 상태다.
금융중심지구가 아닌 아파트지구 내 노후 단지들도 초고층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는 시범·한양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최근 주민 간담회를 통해 시범과 한양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 계획안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이들 단지의 용적률을 대폭 높여 시범은 최고 60층, 한양은 최고 50층으로 짓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공원 등 공공 기여 방식에 대한 주민 의견을 접수해 올 하반기 내 주민 공람을 거쳐 최종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여의도의 노후 주택들이 초고층으로 개발된다면 서울에서 대표성을 지닌 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장기적으로는 목동의 대규모 재건축과 최근 발표된 용산정비창 개발과의 연계도 기대된다”며 “특히 상업지역이 위치한 금융중심지구의 경우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주택 공급이나 개발 가능성 측면에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