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년 만에 열린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북한 핵개발을 작심 비판했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함상욱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10차 NPT 평가회의 일반토의에서 북한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악용해 공개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유일한 나라"라고 비판했다.
함 조정관은 “또 다른 최우선 비확산 문제는 북한”이라며 "북한은 계속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올해에만 31차례라는 전례 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7번째가 될 또다른 핵실험을 위해 기술적으로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된다"며 "우리가 NPT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일 뿐 아니라 NPT 체제 자체의 생존 능력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나아가 함 조정관은 "북한에 모든 종류의 도발을 멈추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NPT 완전 준수로 복귀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비핵화’(CVID)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연기돼 2015년 이후 7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 대해 "매우 중요한 시기에 열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핵 수사(레토릭)와 위협을 목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라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과 러시아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함 조정관은 또 "오늘날 복잡한 안보 환경은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 위험을 줄이고 핵 군축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다"며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같은 날 뉴욕에 위치한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프랑스 외교부와 공동으로 북한 핵문제에 관한 부대행사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NPT 평가회의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각국 대표와 각국 주유엔 대표부 등에서 70여명이 참석했다. 안톤 본다즈 프랑스 전략연구재단 연구원과 엘리자베스 서 독일외교위원회 연구원,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 등은 이번 행사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 동향 △북한의 대내외 정책 변화 및 전망 △대북제재 및 북한의 사이버 능력 등에 대해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외교부는 “참석자들은 북한 비핵화가 국제사회의 중요한 과제임을 재확인했다”면서 “최근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고려해 NPT 평가회의에서 북핵 문제를 중요하게 다뤄야 하며 국제사회가 일관되고 단합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NPT 평가회의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참석자들은 2015년 제9차 평가회의 이후 조약 이행상황 전반을 점검하고 반세기 이상 국제 비확산체제의 초석 역할을 해 온 NPT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NPT 회의의 주요 의제는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핵 문제는 핵비확산 파트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며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하고 핵을 개발한 일종의 '의무 위반국' 케이스로 계속 비중 있게 다뤄져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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