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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저임금, '고물가' 속에 2년 연속 역대 최대폭 오른다…9508원 전망

전년 대비 3.1% 인상 전망

물가 상승분 반영 놓고 이견

일본 시민들이 1일 도쿄 길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의 최저임금이 2년 연속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된다. '저물가 국가'인 일본에서마저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실질 임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2일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이하 중앙심의회)가 전날 현재 전국 평균 시간당 930엔(약 9202원)인 최저임금을 961엔(약 9508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3.3% 오르는 것으로 지난해(3.1%, 28엔)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은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중앙심의회가 제시한 목표치에 따라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심의회가 결정하는 구조다. 중앙심의회는 도쿄도·오사카부·교토부·히로시마현 등 17개 도부현엔 31엔 인상을, 홋카이도·후쿠시마현·오키나와현 등 30도현엔 30엔 인상을 제시했다. 도도부현 심의회의 결정이 중앙심의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에서 내려지는 만큼, 각 지역의 최저임금 인상도 이 정도 폭 안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7월에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중앙심의회가 협의를 8월까지 이어간 것은 물가 상승의 영향에 대한 노사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노사 대표들이 임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얼마나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언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물가 상승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기 대비 2.2% 올라 2015년 3월 이후 7년여만에 가장 상승폭이 컸다. 반면 5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이에 노동계 측은 높은 인상률을 주장한 반면, 사측은 생산비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역대 최대 폭의 인상이 결정된 데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소비 활성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2025년까지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을 1000엔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관건은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느냐다. 닛케이는 "최저임금과 소기업의 임금 인상률은 2006년까지는 거의 일치했지만 2007년부터는 전체 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최저임금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더딘 임금인상의 이유로는 일본에서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노동생산성이 낮아진 점이 꼽힌다. 일본의 노동시간당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낮다. 하지만 일본에서마저 물가 상승이 진행되고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향후 임금 인상이 얼마나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한국의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앞서 독일은 7월 최저임금을 10.45유로로 직전보다 6.4% 인상한 데 이어 10월 12유로로 한 차례 더 올리기로 했다. 프랑스도 5월부터 최저임금을 10.85유로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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