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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이냐 비윤이냐…與 비대위 향방 5일 윤곽

[최고위, 전국위 소집 의결]

전대 시기 놓고 격론 벌일듯

대통령과 관계 정립도 숙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 8차 본회의에서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욱 기자




국민의힘이 2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집권 여당이 임기 초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초유의 사태인 만큼 비대위원장 후보와 비대위 기간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또 비대위로 당과 대통령실 관계가 변할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추진을 받은 데 이어 곧바로 공식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상임전국위에는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당헌 당규 유권해석 안건이 상정된다. 상임전국위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곧바로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당헌 당규 개정과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처리한다. 이르면 다음 주초에 절차가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대위원장, 친윤이냐 비윤이냐=최대 관심사는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다. 당내 5선 후보군 가운데는 정진석·주호영 의원이 친윤, 조경태·정우택 등이 비윤으로 분류된다. 이 중 정진석 의원은 친윤 이미지가 강하고 국회 부의장도 맡고 있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 의원은 친윤 이미지가 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말이 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윤인 조 의원은 비대위원장 제안이 들어온다면 수락하고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비대위를 맡으면 대통령실까지 전면 쇄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우택 의원은 수락 의사나 운영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를 수혈해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외부 인사로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물망에 오른다.

◇전대 시기, 9월이냐 내년 초냐=비대위 운영 기간과 맞물린 전대 개최 시기를 두고도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비대위 출범 직후 즉각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 9월 말께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이준석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보궐선거를 치르는 방식이다. 당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시키자는 취지다.

반면 내년 초쯤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도 있다. 정기 국회와 새해 예산 처리를 마무리한 다음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가자는 것이다. 이 경우 이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이 돼 2년 임기의 당 대표를 뽑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쪽도 이 시기를 지지한다.

◇대통령과 관계, 수직이냐 수평이냐=비대위 체제에서 당과 대통령이 어떤 관계를 맺을지는 숙제로 거론된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당선 일성은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였다. 하지만 그가 최근 윤 대통령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가 수직적인 것으로 비쳤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를 헤매는 상황이기에 당이 대통령과 수평적 동반자 관계로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비대위 추진이 친윤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기존의 수직적 관계가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친윤 체제가 공고화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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