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 경기의 확장세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지불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 가파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3.0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2.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PMI는 제조사 구매담당자의 설문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의 활력을 산출하는 지수로 50보다 높으면 확장 국면을 의미한다. 지수는 아직 기준점을 웃돌고 있지만 석 달 연속 감소 추세다.
세부적으로는 가격 부문의 하락세가 가팔랐다. 7월 ISM 가격지수는 전월 78.5에서 60으로 18.5포인트 내렸다. 이는 22.1포인트 빠졌던 2010년 6월 이후 1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설문 응답 기업 중 구매 자재의 가격이 떨어진다고 응답한 비율은 4월 4.4%에서 7월에는 21.5%에 달했다. ISM은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과 구리·철·알루미늄 가격 하락, 화학 제품 수요 둔화가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주문도 감소했다. 7월 신규주문지수는 48로 6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ISM 측은 “미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재고의 영향”이라며 “신규 주문 부진으로 기업들의 수주 잔액도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도 52.2로 역시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S&P글로벌은 “경기에 대한 암울한 전망 때문에 기업이 구매와 재고 보유를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지표는 공급 상황이 완화하면서 비용이 감소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새로운 신호”라고 평했다.
경기 둔화 조짐이 불거지면서 이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56bp(1bp=0.01%포인트) 떨어진 2.58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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