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한 장(腸) 청소 때 알약과 물만 마셔도 되는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알약과 맹물을 마시는 방식의 장 세척제를 승인해 대장내시경 검사 준비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보도했다.
FDA가 승인한 세척제는 미국 제약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수탭(SUTAB®)'이다. 수탭은 2020년말 FDA 승인을 받은 뒤 지난해부터 미국 의료현장에서 처방되고 있다.
현지 의료계는 기존 가루약 세척제에 비해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반색했다. 인디애나 의과대 더글러스 렉스 석좌교수는 "수탑도 여전히 복용 후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지만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역한 맛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지역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루이스 코먼은 "사람들이 내시경 검사 준비가 고통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기피한다"고 밝혔다. 미국 암협회에 따르면 50~75세 미국인 10명 중 3명은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는데, 전문가들은 장세척 등 사전 준비가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그러나 여전히 3ℓ에 달하는 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탑의 복용 방법은 대장내시경 전 하루 사이 두번에 걸쳐 알약과 함께 각각 48온스(약 1.4ℓ)씩의 맹물을 마시는 것이다. 이는 가루약 제재의 약을 복용할 경우 섭취하는 물의 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는 이미 한국팜비오가 2019년 출시한 알약 장 세척제 오라팡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가루약과 달리 비급여여서 약값이 다소 비싸고 오라팡 역시 섭취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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