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사업으로 기존 주택이 철거돼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할 경우 개발제한구역 해제 인접 지역으로 이축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는 정부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일 공익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돼 이사 후 신축해야 하는 사람에게 지정 취락지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 인접 지역으로의 이축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축권자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던 중 2010년 도로건설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됐다. 이후 개인 사정으로 주택을 옮기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개발제한구역 해제 인접 지역에 토지를 매입한 후 남양주시에 이축을 신청했다. 그런데 남양주시는 ‘개발제한구역 내에 이주할 수 있는 취락지구가 조성돼 있으므로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에 접한 토지로 이축은 불가능하다’며 A씨의 이축 신청을 거부했다. 개발제한구역 내 취락지구가 없거나 있더라도 이축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경우에만 개발제한구역 해제 인접 지역에 이축을 허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A씨는 ‘지정된 취락지구로만 이축을 허용하는 것은 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부당하다’며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권익위는 실지방문, 자료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A씨가 거주하던 주택과 새로 매입한 토지의 거리, 토지의 매입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기존 취락지구로 이축이 어렵고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접한 지역으로의 이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관련법상 공익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된 경우 개발제한구역 내 취락지구와 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 개발제한구역 해제 인접지역으로 이축이 가능했다. 또 A씨가 구매한 토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인접지역에 해당해 관련 법상 이축이 가능했다. 권익위는 법제처가 이축 관련 규정을 적극 해석한 점도 확인했다. 법제처는 이축이 필요한데 기존에 개발제한구역 내에 지정된 취락지구로 이축이 어려운 경우에는 추가 취락지구가 지정되기 전이라도 시장, 군수, 구청장이 이축을 허가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임규홍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이번 고충민원은 소관기관이 관련 법령을 소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하고 신청인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아 발생했다”며 “앞으로도 적극 행정을 통해 국민의 권익을 구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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