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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 재정 지원보다 지출 구조 개혁이 먼저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을 영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20%(국고 지원 14%, 담뱃세 6%)를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2007년 시작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은 올해 말 일몰을 맞도록 돼 있다. 정부의 지원 규모는 그동안 갈수록 커져 2010년 4조 8614억 원에서 올해 10조 4922억 원으로 늘었다. 건강보험료 역시 매년 2~3%씩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내건 ‘문재인 케어’로 건보 재정은 악화일로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였던 건보 재정 수지는 2018년 적자로 반전돼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7년 20조 원을 넘었던 건보 적립금은 2025년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 재정이 악화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건보 적용 대상을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대형 병원 2~3인실 입원비 등으로 급속히 확대했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초음파 진료비는 1378억 원에서 1조 2537억 원으로 9.1배, MRI 진료비는 513억 원에서 5939억 원으로 11.6배나 급증했다. 병원이나 환자 모두 ‘일단 찍고 보자’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확산된 것이다.

건보 재정이 비상 상황임에도 선거 때면 건보 포퓰리즘이 등장한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탈모약, 노년층 치아 임플란트 건보 적용 또는 확대를 공약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중증 질환 및 희귀암에 대한 건보 적용 확대 등을 약속했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건보의 보장성을 과도하게 확대하면 고갈되는 건보 재정을 메울 길이 없다. 지속 가능한 건보를 만들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국고 지원보다 건보 포퓰리즘 중단과 지출 구조 개혁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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