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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뜨거운 섬, 대만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8월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과 미국은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제멋대로 짓밟는 것”이라며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펠로시 의장이 군대를 이끌고 방문한 것도 아닌데 왜 중국은 이토록 강경하게 반응하며 대만을 두고 ‘하나의 중국’에 집착하는 것일까?

역사적 연원이 있다. 대만이 중국 영토에 처음 포섭된 시기는 1684년이다. 그전까지 대만은 중국에 포함되지 않는 ‘화외지지(化外之地)’였다. 당시 대만은 반청(反淸)의 기치를 내건 정성공 세력이 지배하고 있었다. 명을 무너뜨린 청나라의 마지막 저항 세력이자 강력한 해상 집단이었다. 정 씨 세력을 정복한 강희제는 대만을 푸젠성의 행정구역에 포함시켜 더 이상 해양에서 청에 저항하는 세력이 똬리를 틀지 못하게 했다.

이후 청일전쟁의 결과 1895년 대만을 일본에 할양할 때까지 212년이 대만이 대륙에 복속됐던 거의 유일한 시기였다. 대만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중간에 위치한 해양 교역의 요충지로, 해상 세력에게 항로를 통제하고 보급품을 운송하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1945년까지 일본이 지배하던 대만은 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중화민국에 포섭되는 듯했다. 하지만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대륙과 결별하고 대만으로 거점을 옮긴 후 지금까지 대만이 대륙에 포섭된 적은 없다.



대만이 대륙에 복속했던 212년의 이전과 이후는 모두 해양 세력이 대만을 지배했다. 이전에 지배했던 스페인, 네덜란드, 정성공 세력이나 이후에 지배했던 일본 모두 동아시아 해역을 주름잡던 해상 세력이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대만을 대륙에 복속시키려는 중국 공산당에 불길한 기시감으로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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