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눈] 교육부 장관의 벗겨진 신발

신중섭 사회부 기자

신중섭 사회부기자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신발이 벗겨졌다. 4일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도망치듯 황급히 이동하다 벌어진 일이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전 2학기 학교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 브리핑을 진행한 뒤 질의 응답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견 직전 갑작스레 질의를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기자들이 박 부총리를 쫓으며 학제 개편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자 급히 걷다가 신발이 벗겨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불과 취임 한 달 차인 박 부총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직후부터 음주운전 도덕성 논란에 시달렸다. 임명 이후에도 자녀 입시컨설팅, 논문 표절 의혹으로 진통을 겪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 부총리 임명을 두고 "여러 개혁 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능력’에 기대를 거는 듯했으나 개혁 과제로 꺼내든 학제 개편안은 오히려 그를 임명 한 달 만에 궁지로 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에 대처하는 박 부총리의 태도다. 개혁에는 격렬한 반발이 뒤따르는 법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도 학제개편안을 두고 반발이 컸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었을 텐데도 의견수렴 없이 정책을 추진했다. 물론 이 정도일 줄은 몰랐을 테다. 그래서 언론과 소통이 중요하다.

박 부총리의 불통은 보여주기식 ‘쇼통’으로까지 변질됐다. 교육부는 통상 대부분의 간담회를 비공개나 일부 공개로만 진행한다. 학제 개편 논란이 커진 이후 전체 공개로 전환해 언론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론의 질의는 받지 않고 있다. 기자는 국민을 대표해 질문을 던진다. 기자의 질문은 곧 국민의 질문이다. 언론 질의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박 부총리의 벗겨진 신발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사태를 수습하고 불통 논란을 없애려면 오히려 몸을 더 낮추고 언론과 소통해야 한다. 신발까지 벗겨지며 도망치듯 피해선 안된다. 교육부 장관의 발은 무엇보다 백년대계인 교육을 위해서만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