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동남권 경제는 생산, 소비, 수출이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엔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BNK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동남권 경제 리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제조업 생산은 올해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조선(20.9%)과 석유정제(12.4%)가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시현하며 지역 제조업 성장을 견인했다.
조선산업의 생산 호조는 지난해 크게 늘어난 수주 물량의 건조가 올해 들어 본격화된 데 주로 기인하며 석유정제의 경우 최근 수급 불안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으로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높였기 때문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금속(2.0%), 자동차(1.4%), 철강(1.1%) 등의 생산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화학(-3.5%)은 중국의 대규모 증설 및 수요 위축, 기계(-1.1%)는 국내외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706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수출액 기준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로 동남권 5대 수출대상국 중 중국(-11.7%)을 제외한 미국(1.1%), 일본(16.6%), 베트남(32.4%), 호주(69.3%) 등이 모두 증가했다.
고용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동남권 취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4만 5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1만3000명)과 서비스업(-1만1000명)은 감소했으나 건설업과 농림어업·광업이 각각 3만5000명과 3만4000명 늘어났다.
소비 회복 흐름도 이어졌다. 대형소매점판매액지수는 올해 1분기 중 오미크론 확산 등의 영향으로 1.6% 증가에 그쳤으나 2분기에는 3.5%까지 늘어나며 상반기 중 2.6%의 양호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부동산시장은 위축됐다. 아파트매매가격은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7.8% 상승했으나 지난해 상반기(10.8%)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아파트매매거래량의 경우 금리 상승기 진입에 따른 매수심리 약화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0% 감소했다.
연구원은 올 하반기 동남권 경제에 대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3중고의 지속으로 회복세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통화긴축, 러·우 전쟁 장기화, 중국 재봉쇄 가능성 등도 불확실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 회복세를 견인했던 소비와 수출의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인상 지속으로 민간소비 위축이 우려된다는 설명과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로 조선, 철강, 기계 등 대부분의 동남권 주력산업 수출도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영두 연구원장은 “부산·울산·경남의 경제고통지수가 전국 평균을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크게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