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에서 외교를 통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총체적이고 균형된 접근을 취해나갈 계획도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올해 북한의 전례없는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 나가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대북외교에 있어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 위협은 억제하고 핵 개발은 단념시키겠다는 뜻도 전하며 이 같은 한국 정부 정책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 및 협조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역내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세안과의 전략적 대화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의 파트너십은 경제 분야를 넘어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인태지역 핵심인 아세안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때 아세안은 언제나 한국에서 진실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 기조를 이어나갈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의 한·아세안 상생연대 구상도 소개했다. 사이버 안보, 해양 안보 등 아세안이 필요로 하는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아울러 한국과 아세안 간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여러 아세안 국가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역내 경제 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협력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자고도 제안했다.
이 밖에 박 장관은 최근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 인사 사형을 집행하는 등 미얀마 상황이 악화하는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제법과 규범에 따른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