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보고서를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를 비롯한 자산 시장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엇갈리는 기업 실적,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등으로 눈치보기에 따른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와 S&P500지수를 하락하고 나스닥은 상승했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85.68포인트(-0.26%) 내린 3만2726.8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23포인트(-0.08%) 하락한 4151.94를 기록했으며 나스닥은 52.42포인트(+0.81%) 오른 1만27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아침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오르면서 고용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월 30일로 끝난 주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6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7월 중순 조정치이자 연중 최고치인 26만1000건에 근접한 수치로, 지난해 11월 이후 여전히 최다 수준이다. 주간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판단하는데 더 유리한 수치인 4주 평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이날 발표로 이전 주보다 6000건 늘어 25만4750건이 됐다.
시장은 실업률과 일자리수 등이 포함된 7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연준이 주목하는 지표인 만큼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라 연준의 향후 행보가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B.라일리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 전략가 아트 호건은 "이날은 이번 주 가장 중요한 데이터(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기다리는 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의 예상치는 7월 추가된 일자리는 전월 372000개에서 감소한 25만 개다.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수준인 3.6%다.
월가는 최근의 상황을 '줄다리기'(tug-of-war)나 '대기(stay)'라는 표현을 쓰며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리차드 번슈타인 어드바이저의 최고 투자부문 임원인 댄 스트키는 "지금 경제와 시장에서는 끊임없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쪽 끝에서는 합리적인 수준의 성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해 연준의 긴축을 지속시킨다는 시각이고, 또 다른 한쪽 끝에선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인플레이션이 완화해 연준의 긴축을 막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라며 현재의 장세를 평가했다.
데이터트랙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고객 노트에서 "지금 장세는 올해 상반기 '데드캣바운스' 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것 같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정책 그램이 명확해 질 때까지 위험-수익 균형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하고 기다리는 게 타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준 관계자의 발언도 있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피츠버그 경제클럽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9월 0.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0.75%포인트 인상도 비합리적인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메스터 연은 총재는 최종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수요를 낮추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4%를 조금 넘는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며 시장의 전망보다 높은 최종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시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기업을 보면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10.01% 상승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기관 고객들의 비트코인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최근 별 이유없이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홍콩 핀테크 업체 AMTD의 주가는 이날 31.20% 하락했다. 리서치 업체 엣지컨설팅 그룹의 CEO 짐 오스만은 "AMTD는 상당히 '밈'과 같은 주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가는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60달러(-2.89%) 내린 배럴당 88.06달러다. 런던ICE거래소에서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3.25달러(-3.36%) 하락한 95.53 달러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미국 내 휘발유 수요가 실제 줄고 있다는 소식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영란은행(BoE)이 27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의 빅스텝을 밟으면서 경제 활동 둔화에 따른 연료 수요 감소 전망이 커졌다. 이날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14% 하락한 2만2516달러대에서, 이더는 3.96% 내린 1591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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