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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병원 화재' 숨진 간호사, 환자 챙기다 대피못해 참변

투석 전문병원 있는 4층에서만 5명 숨져

불길 잡았지만 대피 어려운 환자 많아 피해 커

5일 오전 10시 20분경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경기도 이천의 한 건물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진 가운데, 건물 4층에 투석 전문병원이 자리해 입원 환자들의 빠른 대피가 어려웠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5일 오전 10시 17분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37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부상을 입었다. 비교적 불길이 빠르게 잡혔음에도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건물 4층에 위치한 투석 전문병원에 대피가 어려운 환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불은 이날 오전 10시 17분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작업자 3명이 시설 철거작업을 진행하던 중 천장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실패해 119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길은 순식간에 내부 집기들을 태우며 퍼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가 건물 내 배관을 타고 4층에 있는 병원으로 흘러 들어갔다.

당시 병원 안에는 환자 33명, 의료진 13명 등 총 46명이 있었다. 환자와 의료진들은 연기를 확인했지만 투석 조치가 진행 중인 탓에 빠른 대피가 어려웠고, 일부는 건물 내부에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30여 분 뒤인 오전 10시 55분께 큰 불길을 잡고 인명 수색에 나섰다. 그 결과 오전 11시 32분께 4층 병원 한 병실에서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숨진 간호사의 경우 대피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투석 환자들을 보살피다가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연기가 병원 내부 천장 배기구를 통해 서서히 내려와 쌓이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대피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투석 중인 환자들을 도와 함께 대피하려다 늦어 변을 당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이 오후 1시 25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건물 내 인명 수색을 한 가운데 추가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후 3시 최종적으로 확인된 인명피해는 사망 5명, 중상 3명, 단순 연기흡입 41명 등 총 49명으로 파악됐다. 중상자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화재 발생 직후 빌딩에서 대피한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침에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연기가 났다"며 "소방차도 빠르게 도착해 별문제가 없겠지 했는데 돌아가신 분이 이리 많았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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