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8일 국정에 재시동을 건다. 업무 복귀 시 국민과의 소통 방식을 바꾸고 민생에 집중함으로써 20%대로 추락한 국정 지지율을 만회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7일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달라진 업무 스타일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고성이 섞이기도 했던 화법을 고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소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기존의 직설적 화법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의 거부감을 샀던 일부 감정 섞인 발언과 전 정권 탓을 하는 모습을 다시 보여주기보다는 정제된 언어로 절제된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도어스테핑 방식도 다양하게 바뀔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방송기자 출신인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을 발탁했다. 이 비서관은 업무 시작과 동시에 기존의 도어스테핑 방식을 뜯어 고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외를 배경으로 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귀한 윤 대통령은 민생 대책과 지역 균형 발전에 이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국민 통합과 협치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업무를 시작하는 이번 주에 정책을 쏟아낸다. 8일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각 부처에서 올라온 추석 민생 대책을 점검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에 물가를 포함한 민생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9일 세종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국무회의를 열고 10일은 대구에서 규제혁신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 슬로건에 맞춰 윤 대통령은 지역 균형 발전과 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엔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윤 대통령의 접견을 위해 우리 정부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2일께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사면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도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경제인 사면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동참을 호소하고 야권 인사도 특사에 포함해 협치의 손을 내미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달 1~5일 휴가 기간 동안 국민들의 국정 지지율은 24%(한국갤럽 8월 1주차 조사 기준)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 국정 운영의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분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참모진 개편보다는 스스로 국정 운영의 스타일을 쇄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대통령께서 업무에 복귀하시면 어떤 형태로든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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