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연출한 루소 형제 감독이 이번에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스토리라인과 영화적 문법은 익숙하지만,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는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첩보 액션 마니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영화 '그레이 맨'이다.
'그레이 맨'(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은 그 누구도 실체를 몰라 그레이 맨으로 불리는 CIA의 암살 전문 요원이 우연히 CIA의 감추고 싶은 비밀을 알게 되고, CIA의 사주를 받은 소시오패스 전 동료에게 쫓기며 시작되는 액션 블록버스터. CIA 요원의 제안으로 18년째 비밀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시에라 식스(라이언 고슬링). 그는 이날도 여느 때처럼 국가 안보를 흔들 정도의 위험한 정보를 팔려는 이를 암살하기 위해 방아쇠를 조준한다. 알고 보니 대상은 같은 요원인 시에라 포(캘런 멀베이)로 포는 죽어가면서 CIA의 비밀이 담긴 USB를 식스에게 전달한다. CIA 요원 데니 카마이클(레게 장 페이지)은 USB를 손에 넣기 위해 소시오패스 용병 로이드 핸슨(크리스 에반스)을 부르고, 로이드 핸슨은 식스를 찾아 나선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우리에게 꽤나 익숙하다. 쫓고 쫓기는 요원과 용병의 이야기는 영화 '007' 시리즈 등 첩보물의 클리셰를 답습한다. 조직 내부의 갈등, 비밀 폭로, 센 용병의 출현 등은 첩보물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그레이 맨'도 간결한 스토리 라인을 자랑하지만, 그 전개는 기시감이 들 정도로 익숙하다.
작품은 전체적인 스토리텔링 대신,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한다. 넷플릭스 영화 사상 최고 제작비(약 2억 달러)가 투입된 액션은 화려하다. 총기 액션, 맨몸 액션, 스카이다이빙, 카 체이싱 등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고, 도시 전체를 부수는 액션도 시원하게 진행된다. 여기에 다양한 해외 로케는 화면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방콕, 홍콩, 크로아티아, 빈, 프라하 등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다양한 곳으로 초대한다. 그야말로 돈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작품이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등을 연출해 우리에게 익숙한 루소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기에 화려한 액션이 탄생할 수 있었다. 액션 연출의 귀재들은 이번 작품에서 물만난 고기처럼 다양한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작품에는 캡틴 아메리카를 오마주한 장면이 나오는데, 시에라 식스가 차문짝을 뜯어서 마치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처럼 사용한다. 이런 소소한 장치는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거대한 제작비를 자랑하는 작품답게 출연진 또한 화려하다.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제시카 헤닉, 레게 장 페이지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만큼 다채로운 연기는 작품의 또 다른 묘미. 특히 루소 형제 감독과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를 함께한 크리스 에반스가 이번에는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시식평 : 스케일 큰 액션, 쉬는 날 이만한 오락영화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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