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이 ‘초심’과 ‘국민’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8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국민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며 사퇴를 예고했다. 취임 34일 만인 이날 사퇴한 박 장관의 경우 ‘만취 운전’ 흠결도 크지만 만 5세 입학과 외국어고 폐지 추진 혼선 등 정책 능력 부족이 더 큰 문제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1∼5일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9.3%(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9%포인트)에 그쳤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5~6일 조사에서는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70.1%(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로 높아졌다. 윤 대통령은 등 돌린 민심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점검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정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대통령실과 내각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덕성을 갖추되 아마추어가 아닌 실력을 가진 전문가를 기용해 교육정책 혼선과 유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대통령 가족 주변 인사들의 의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을 조속히 임명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실도 전문성과 정무적 감각을 갖고 몸을 던지는 참모들로 재편돼야 한다. 여당의 긍정적 변화 없는 지지율 반등은 난망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윤핵관’들은 2선으로 물러나고 이준석 대표도 국정 발목 잡기를 멈춰야 한다.
윤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고 구조 개혁으로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겠다고 한 ‘초심’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불굴의 의지로 일관되게 규제·노동·연금 개혁에 매진하고 퍼주기 포퓰리즘 등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시정하는 일이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성장·복지 선순환 체제를 만들고 튼튼한 안보 태세를 구축하며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다 보면 떠난 민심도 저절로 되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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