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뒤덮은 이상기후 속에 유럽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가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유럽가뭄관측소는 7월 말 기준 유럽연합(EU)과 영국 육지 중 60%가 가뭄 상태라고 밝혔다. 전체의 45%는 토양에 수분이 부족한 ‘경고’ 상태, 15%는 식물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보’ 상태로 파악됐다.
EU의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도 올 7월에 유럽의 상당 지역이 평년 같은 달보다 건조했으며 서남부와 남동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사상 최저의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달 영국 남부와 프랑스는 각각 1836년과 1959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건조했다. 프랑스의 7월 강우량은 9.7㎜로 1991~2020년 평균 강우량의 15% 수준에 그쳤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남동부 지역에 144일 동안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며 이는 지난 50년을 통틀어 가장 긴 기간이라고 전했다.
극심한 가뭄은 당장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이다. 코페르니쿠스는 EU의 곡물과 콩 생산량이 지난 5년 평균보다 8~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포강의 유량이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쌀 생산이 위협을 받고 있다. 포강 지역은 이탈리아 전체 농업 생산의 약 40%를 차지한다. 프랑스 농업부 장관은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전년 대비 18%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했으며 농민조합은 가뭄에 따른 사료 부족으로 올가을 이후 ‘우유 대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화물 운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폴란드는 비술라강의 수위가 낮아져 페리 운항을 1주일간 중단시켰다. 독일도 연일 하락하는 라인강 수위를 주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인강 수위가 7㎝ 더 낮아지면 라인강을 화물 운송에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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