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비 2.7% 올랐다고 10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9%에는 못 미치지만 6월(2.5%)에 비하면 한층 높아졌다.
중국 CPI는 올해 1∼2월 0.9%에서 출발해 3월 1.5%, 4월 2.1%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6월에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2.5%를 기록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4.7%나 오른 식품류 가격이다. 중국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이 20.2%나 급등한 것을 비롯해 과일(16.9%), 채소(12.9%), 식용유(6.8%) 등 주요 식품 가격이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교통·통신비도 6.1%나 뛰었다.
중국 당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친 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 내외) 달성보다 물가와 고용 안정에 힘쓰겠다고 강조해왔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연내 물가 상승률 마지노선인 3%를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7월 중국 소비자물가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경제를 되살리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에 복잡성을 더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리커창 총리는 “고용이 상대적으로 충분하며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성장률이 다소 높거나 낮아도 용납할 수 있다”면서 초강력 부양책은 내놓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만큼 중국 인민은행도 금리정책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비 4.2% 올랐다. PPI는 지난해 10월 13.5%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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