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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일 넘은 현대제철 불법 점거, 공권력은 어디 있는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 노조가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불법 점거한 지 9일로 100일이 지나면서 ‘공권력이 왜 뒷짐만 지고 있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받은 특별공로금 400만 원을 동일하게 지급해달라며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회사 측은 지난해 임금 협상을 통해 기본급을 7만 5000원 올렸고 성과급(기본급의 200%+770만 원)도 지급했다며 난색을 보였다. 현대제철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95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노조는 한술 더 떠 기본급 16만 5200원 인상,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94.18%의 찬성으로 가결시켜 파업 수순에 들어갈 태세다.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파업까지 벌이면 현대제철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게 뻔하다. 회사 측이 특수주거침입 및 업무방해 등으로 노조원들을 신고했지만 경찰은 지켜만 보고 있다. 정부는 대우조선 하청 노조 불법 점거 당시에도 50일 넘게 8000억 원 이상 손실이 날 때까지 수수방관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 때도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 정부가 ‘떼법’에 밀렸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한덕수 총리와의 주례 회동 자리에서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결정적 순간에 공권력 행사를 주저하면서 노조의 눈치를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등을 제한하는 일명 ‘노란봉투법’ 제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노조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으려면 정부가 말로만 엄포를 놓을 게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무너진 공권력을 회복하고 법치를 바로 세워 노조의 무법천지 행태에 제동을 거는 것이 윤 대통령이 약속한 ‘노동 개혁’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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