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한강 다리 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시민을 그곳을 지나던 버스 운전기사가 발견해 극적으로 구해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시민은 지난 8일 오전 10시17분쯤 양화대교 중간지점에서 난간 위로 올라섰다. 많은 차들이 지나갔지만 모두 이 상황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이 시민을 발견한 것은 당시 6716번 버스를 운전하고 있던 곽정규씨였다. 곽씨는 이 상황을 보고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곧바로 버스를 멈춰 세운 뒤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어 도로와 인도 경계에 있는 낮은 높이의 난간을 뛰어넘어 시민을 끌어내렸다. 발견부터 구조까지 채 20초가 걸리지 않았다.
곽씨는 연합뉴스에 "위험하니까 경적을 두 번 눌렀는데, 이쯤에서 한 발 더 올라가시는 모습을 보고 '어 이거 너무 위험하다’(싶어) 바로 차를 세웠다"면서 "신발과 가방을 놓고, 이 상태에서 흰색 양말을 신은 분이 난간 위에 올라간 상태에서 머리를 아래쪽으로…"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곽씨는 "그날따라 날씨도 안 좋은데 물살도 셌다. 그런데 난간에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이 너무 위험해 보였다"면서 "무슨 생각이었는지 저도 잘 모른다. 순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당시 버스에서 함께 뛰쳐 나온 승객들은 곽씨가 시민을 붙잡고 있는 동안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올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그를 위로하며 곁을 지켰다고 한다.
곽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그분이 마음의 상처를 빨리 치유하고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봐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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