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천이 범람해 차에 갇힌 시민을 구조한 경기 용인시 주민 4명, 일명 '고기동 어벤져스'가 모범시민 표창을 받게 됐다.
10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이달 8일 밤 11시 30분쯤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동막천이 범람했다. 이에 주민 A씨는 차량 침수를 막기 위해 천변 공터에 주차한 차를 이동하려고 했다가 불어난 하천물에 휩쓸려 차 안에 갇혔다. 시동은 꺼졌으며 수압 때문에 문도 열리지 않고 차 안의 물은 점점 차오르기 시작했다. 폐암 수술 후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몸에 차고 있던 A씨는 호흡이 어려워지면서 “이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차 안에 갇힌 A씨를 발견한 이강만 고기3통장은 지인 3명과 함께 거센 물살을 피해 차 쪽으로 향했다. 이 통장 등은 밖에서 A씨가 있는 운전석 쪽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수압 때문에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했다. 불어난 강물에 차가 떠내려가려는 순간 이 통장은 뒷문을 열었고, 지인들과 함께 A씨를 구조했다.
목숨을 구한 A씨는 “그분들은 생명의 의인들”이라며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통장은 "이웃 간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상까지 받게 된다니 오히려 무안하다"며 "지금도 고기동에는 수해 복구가 진행 중인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을 보고받은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 통장 등 4명에게 모범시민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이날 고기동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해 이 통장의 손을 잡고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을 잃을 뻔한 시민을 구조해 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성남시와 최대한 빨리 협의해 고기교 확장과 주변 도로 확충, 하천 정비 등 지역 숙원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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