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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복구 아직 멀었는데" …중부 또 '시간당 50㎜' 폭우 예보

"추석명절 집없이 보내나" 불안감

수확기 앞둔 농촌 피해 확대 우려

14일 새벽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5일 오전 충남 부여군 거전리 정골마을이 초토화됐다. 부여=연합뉴스




집중호우 피해 복구 작업이 광복절 연휴 내내 이어진 가운데 또다시 중부지방에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예고됐다. 복구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손이 부족한 농가는 침수된 농지를 복구하기도 전에 폭우가 예상되면서 가을 수확을 앞두고 피해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최근 집중호우로 주택과 가게가 침수된 서울 동작·관악구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진흙을 퍼내고 집기를 말리는 등 피해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부터 예고됐던 비도 내리지 않아 복구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산사태와 농지 피해를 본 경기 남부와 충청 등 지방자치단체도 연휴 내내 공무원들이 출근해 쓰레기 처리와 배수로 정비 등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밤부터 중부지방에 큰 비가 예고되면서 연휴 기간 진행한 복구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비는 16일 전북과 경북 북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번에 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에 동반된 구름대는 지난주 집중호우 때와 마찬가지로 동서로 길이가 길면서 남북으로 폭이 좁은 형태”라며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50㎜ 이상 퍼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부터 17일까지의 강수량은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 등을 제외한 전국이 30~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 동부, 충청, 전북, 경북 서부의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15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시 큰 비가 예고되면서 집중호우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파트 옹벽이 무너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주민들은 복구되기 전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극동아파트의 한 거주민은 “8월 말에는 집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또다시 비 소식이 예고돼 추석 명절에 집도 없이 보내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가을 수확을 앞둔 농가는 다시 예고된 큰 비 소식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충남 부여는 집중호우로 수박과 멜론 등 특산물의 상당수가 피해를 당했다. 피해 농작물을 제거하고 파손 시설 철거 등의 복구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또다시 큰 비가 내리면 복구 작업이 더뎌져 새로운 작물을 파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부여의 한 농민은 “비 피해를 본 작물 대다수가 상품 가치가 사라져 폐기해야 할 상황”이라며 “빨리 다른 작물이라도 심어야 하는데 또다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 사실상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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