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긴축 재정’을 내세우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3일 “내년 본예산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총지출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장차관 봉급부터 10%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본예산이 전년도 총지출보다 줄어드는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본예산(607조 7000억 원)과 1·2차 추경을 포함한 총지출 규모(679조 5000억 원)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총지출(600조 9000억 원)보다 13% 이상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퍼주기 선심 정책을 펴느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D1 기준)을 36%에서 50%가량으로 늘리면서 국가 재정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나랏빚 확대를 막으려면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지나치게 방만하게 편성한 올해 총지출보다 줄여 내년 예산을 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법인세·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감세 방침에 따른 세수 부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독일이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각각 17.1%, 19.1% 줄이는 등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급팽창한 예산을 이미 축소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내년 지출 예산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공무원 봉급 인상 자제, 공공기관 군살 빼기, 시민단체 보조금 축소 등도 필요하다. 나아가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했던 병장 월급 200만 원으로 인상, 출산 후 1년간 부모급여 매월 100만 원 지급, 기초연금 인상 등 인기 영합 공약들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병 월급 인상은 부사관·장교·경찰·소방공무원 봉급 인상 등을 초래하므로 폐기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므로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정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도 수술해야 한다. 외환 위기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재정 건전성이 최후의 보루임을 깨달았다. 새 정부가 재정 건전화 의지를 보여주려면 포퓰리즘 공약부터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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