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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시대 상징된 '도어스테핑'…36차례 만나 125번 답했다

■尹 약식 회견 분석해보니

출근길 기자들과 누적 85분 진행

'국민' 44회 언급, 휴가 이후만 15회

'대통령' '경제' 25회…'법' 14회

前 정권과 비교 표현도 자주 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은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뒤 나타난 가장 극적인 모습으로 꼽힌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기자들과 조율되지 않은 질의응답을 이어나가고 있다. 헌정사상 최다 회견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윤 대통령의 말하기 방법에는 ‘국민’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경제가 한국언론진흥재단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를 이용해 5월 11일부터 8월 16일까지 총 36회(누적 시간 약 85분, 질의응답 125번) 진행된 도어스테핑 발언을 분석한 결과 윤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국민(44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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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고 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6월 9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문제 제기를 많이 했다”는 식의 화법이다. 지지율이 급락했을 때는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7월 4일)”고 대처했다.





윤 대통령은 8일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뒤에는 더욱 국민을 강조했다. 지지율 30%선이 붕괴된 상황에서 재신임을 얻기 위해 자세를 겸손하게 다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8월 8일)” “사면은 법무장관이 국민들께 자세히 설명할 것(8월 12일)” “국민을 위한 쇄신(8월16일)” 등 휴가 복귀 이후 진행된 세 번의 도어스테핑에서만 ‘국민’을 총 15번 사용했다.

‘생각’ ‘문제’ ‘오늘’ 등 통상적인 단어를 제외하고 윤 대통령이 ‘국민’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일반 명사는 ‘대통령(25회)’이었다. 여소야대 정치 지형, 인사 논란, 각종 현안 등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과 입장을 묻는 질문이 많았기 때문이다. “시행령이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6월13일)” “검사에 대한 인사권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하는 것” 등 윤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려고 애썼다. ‘법(14회)’ ‘원칙(10회)’ 등도 비슷한 맥락에서 자주 쓰였다. ‘경제(25회)’ ‘물가(8회)’ ‘민생(8회)’ 등 경제위기 속 민생 안정을 강조하는 표현도 빈번히 나타났다.

한편 윤 대통령은 ‘과거’라는 표현도 11회 사용했다. 인사 논란에 전임 정권을 언급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과거에 민변 출신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6월 8일)” “과거 (청와대는) 100명 가까운 경찰 인력을 파견 받았다(6월 23일)” 등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7월 5일)”는 발언 등 대부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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