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시작했다. ‘만 5세 취학’ 논란을 조율하지 못한 권성연 교육비서관을 이날 사실상 경질한 데 이어 취임 100일인 17일에는 홍보 라인 개편과 일부 비서관급 교체를 단행한다.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의 합류가 유력한 가운데 윤 대통령의 검찰 인맥인 측근 비서관들의 거취 변화 여부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인적 쇄신에 대한 질의에 “제가 그동안 취임한 이래 여러 일들로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휴가 기간부터 제 나름대로 생각해놓은 게 있고 국민을 위한 쇄신으로 꼼꼼하게, 실속 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기도 했을 정도로 성난 민심을 경험했다.
주 52시간제 개편 번복을 비롯해 초등학교 조기 취학 추진 등 여러 번의 정책 혼선으로 국민들의 비판을 샀다. 이 때문에 참모진이 제대로 윤 대통령의 진의를 알리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무적 판단으로 보좌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도 분출됐다. 윤 대통령은 이달 8일 휴가에서 복귀하며 처음으로 인적 쇄신에 대해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날 변화를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대적인 쇄신 대신 일부 참모들만 교체하는 소폭의 변화를 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결국은 어떤 변화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민생을 제대로 챙기고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챙기기 위한 변화여야지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던 비서실장을 포함한 수석급 절반 이상이 교체되는 방향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첫 청와대 개편에서 수석 전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석의 절반을 교체한 것에 비해서는 소폭의 교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지적받아온 홍보 라인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대통령실에는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은 김 전 의원이 합류할 예정이다. 직책은 홍보수석급의 홍보특별보좌관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홍보수석실의 비서관급 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검찰에서부터 함께한 소위 실세 비서관급들 일부가 교체되는지도 주목하고 있다. 인사 검증 등의 문제가 노출됐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이제 체계가 잡히고 있는데 주요 인사들을 교체하면 또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조기 취학 정책과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때 ‘대통령실 쪽지’를 보내 논란을 자초한 권 비서관이 교체됐다. 신임 비서관에는 설세훈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이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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