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다. 국민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늘 국민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지난 휴가 기간 정치를 시작한 후 1년여의 시간을 돌아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지지율 급락에 따른 반성의 메시지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당면한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지지율이 계속 낮은 수준이다. (대선에서)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의 절반 가까이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대통령 스스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원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지지율 자체보다 여론 조사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휴가를 계기로 해서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 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이런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 논란을 지적하는 질문에도 “돌아보면서 다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지금부터 벌써 (검토를) 시작했지만 그동안 우리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 성과 부각한 모두발언
윤 대통령은 약 20분 간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100일의 국정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어 가는 위기 상황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고,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산업의 고도화, 미래 전략산업의 육성에 매진해왔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새 정부에서 전임 정권의 잘못된 정책 방향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관련해선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 정책을 폐기했다”며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시장·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 경제의 기조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바꿨다. 상식을 복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일방적이고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원전 산업을 다시 살려냈다”며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 재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주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택 급여 확대, 공공 임대료 동결로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시켰다”며 공급을 막아온 각종 규제들도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폴란드 방산 수출, 누리호 발사 성공, 김포-하네다 항공노선 재개, 5000억 원 규모의 백신펀드 조성 계획 마련, 추경안 긴급 편성, 민정수석실 폐지 등을 그간 정부의 성과로 밝혔다.
이준석 사태 질문엔 “다른 정치인 발언 못챙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도 직접 겨냥해 여러 지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여당 내에서 집안싸움이 이어진다면 국정 운영에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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