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친인척에게 아이 양육을 맡긴 서울 거주 부모 1만 6000여명에 내년부터 월 30만 원의 돌봄수당을 지급한다. 또 아이가 아플 때 병원까지 동행하는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영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한 전용 택시인 ‘서울엄마아빠택시’도 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저출산으로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내몰린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이 양육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우선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에게 36개월 이하 아이를 맡긴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에 1년 동안 월 30만 원의 돌봄수당(2명은 45만 원, 3명은 60만 원)을 지급한다. 민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에게는 해당 금액의 바우처를 제공한다. 내년 1만 6000여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누적 4만 9000여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가 아플 때 대신 병원에 데려가주고 일시적으로 돌봐주는 ‘아픈 아이 일시 돌봄’ 서비스도 내년부터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한다. 이를 위해 전담 돌보비 100명을 신규 배치할 예정이다. 맞벌이 부부의 수요가 높은 등하원 전담 아이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전담 돌보미 500명도 추가로 확보한다.
24시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긴급돌봄 제공기관도 확대한다. 거점형 야간보육과 시간제보육 어린이집 등을 현재 745개소에서 2026년까지 1226개소로 확대한다. 놀이 기능과 돌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서울형 키즈카페’도 연내 20개소로 늘린 뒤 2026년까지 400개소로 확충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편하게 외출할 수 있도록 기저귀 교환대, 수유실, 휴식공간 등을 갖춘 ‘서울엄마아빠VIP존’도 2026년까지 66개소로 확대한다. 남녀 구분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화장실’로 169개소로 늘리고 공영주차장의 여성우선주차장도 ‘가족우선주차장’으로 전환한다. 택시 플랫폼업체와 연계해 카시트가 장착된 ‘서울엄마아빠택시’도 내년 10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한 뒤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육아휴직장려금도 최대 12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임산부·맞벌이·다자녀 가정에 하루 4시간의 가사 서비스를 지원한다. 스마트폰 과몰입 등 급변하는 보육 환경에서 아이들의 체계적 발달을 돕고 전문가 치료를 제공하는 ‘서울아이 발달지원센터’도 내년 3월 대방동에 개소한다.
서울시는 서울의 육아 관련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양육 포털 ‘만능키’(가칭)를 내년 8월까지 선보일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한 서울시 보육정책에는 신규 투자 1조 9300억 원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총 14조 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아이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주고도 정작 엄마와 아빠는 다각도로 힘겨운 상황에 직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부모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는 시기인 0세부터 9세까지의 아이들을 서울시가 함께 키운다는 마음으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