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공격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100일’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에는 금 수도꼭지가 달렸는데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라고 조롱했다. 그는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결정한 최고위원회·전국위원회의 의결 등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어 18일에는 무효 확인 본안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국정의 발목을 잡는 거대 야당을 비판하지 않고 여권만 겨냥해 현란한 말장난으로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자신에 대해 ‘이XX, 저XX’라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도 사석에서 여권 인사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왔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그는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X신’이라는 비속어를 사용하며 안철수 의원을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돌출 행동에 대해 당내에서 “선당후사(先黨後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북한에서 쓰이는 용법(선당 정치)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그 역시 지난해 8월 부동산 불법 의혹으로 탈당 요구를 받은 의원들을 향해 “중요한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혼란의 주요 원인이 된 자신의 ‘성상납·증거인멸 사주’ 의혹, 대선 당시 두 차례의 당무 거부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허물은 덮어둔 채 남 탓만 하는 것은 구태 정치의 전형이다. 이 전 대표는 ‘내로남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국정 책임을 맡은 여권의 혼란을 부추기는 행태를 멈추고 자신의 과오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