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지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전 의장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과거지향적으로 남 탓, 전 정권 탓만 하다가는 시간이 너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의장은 2001년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클린턴 정부 지우기 정책인 ‘ABC(Anything But Clinton)’에 대해 언급하면서 윤 정부가 ‘ABM(Anything But Moon·문재인 정부가 하던 것 빼고 뭐든지)’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미래지향적으로 비전을 제시해야한다”며 “남의 것(문재인 전 대통령 정책) 아니라고 얘기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할 일이 태산 같은 위기 상황에 국내외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바쁜 데 왜 남 탓하느라 시간을 보내는가”라고 꼬집었다.
문 전 의장은 “국민이 내로남불과 남 탓하지 말라고 (정권교체) 시켰는데 똑같은 짓을 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그것은 정권교체를 시켜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오히려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문 전 의장은 “(취임) 100일 평가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면서 좌절할 때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처음에 불과하니 이제부터라도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튼다고 하면 꼭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대통령이 성공해야만 나라가 성공할 수 있으니까 어떻게 하든지 성공하셨으면 좋겠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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