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다니는 뱀을 네 개의 다리로 뚜벅뚜벅 걷게 해주는 독특한 '로봇 다리'가 공개돼 화제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는 공학자이자 유명 유튜버 알렌 판은 뱀의 4족 보행을 돕는 장치를 최근 발명하는데 성공했다.
판은 "약 1억5000만년 전 뱀은 다리를 갖고 있었지만 유전적 변이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이라며 "뱀에게 다시 다리를 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판은 네 개의 작은 다리로 걷는 열대 도마뱀으로부터 로봇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 속 네 개의 플라스틱 다리와 긴 투명 튜브를 이용해 만든 로봇을 타고 걸어가는 뱀의 모습은 꼭 도마뱀을 연상케 한다.
영상 속 뱀은 튜브 속을 천천히 탐색하며 들어간다. 이후 이 뱀은 일자로 몸을 펼쳤고 로봇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간다. 판은 뱀이 스스로의 의지에 반해 강제로 장비를 장착하는 방식을 원하지 않았다. 뱀이 원할 땐 언제든 이 기기에 올라 타거나 내릴 수 있도록 앞뒤가 뚫린 긴 튜브를 활용했다.
판은 다리를 가진 뱀이 어떻게 걸을 지 재구성하기 위해 파충류의 걸음걸이를 분석했고 로봇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걷도록 프로그래밍했다. 보조 전동기가 달린 로봇 다리는 노트북 프로그램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그는 "뱀은 화가 나면 S자로 똬리를 틀지만 기분이 좋으면 몸을 길게 펼친다"며 "튜브는 평평해 행복한 뱀만 이 로봇다리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외에는 아무도 로봇 다리를 만들 만큼 뱀을 사랑하지 않았다”며 “이로써 1억5000만 년에 걸친 '진화의 실수'를 바로잡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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