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파산선고로 채무를 면제받았는데 소송을 통해 빚을 갚으라는 판결을 받았다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채권자 B씨를 상대로 낸 이의제기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06년 B씨의 부친이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500만원에 이자를 더해 갚으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11년 3월 법원에서 파산 선고로 면책결정이 내려져 채무가 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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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B씨는 부친의 채권을 자신이 넘겨받았다며 A씨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사실을 알지 못했던 A씨가 소송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재판은 변론 없이 B씨 승소로 확정됐다. B씨가 강제집행에 나서자 A씨는 과거 면책결정으로 채무가 면제됐다며 청구 이의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A씨의 이의를 받아들일 경우 B씨가 승소한 판결의 효력에 반하게 된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면책 결정이 났다는 이유로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것은 확정된 양수금 청구 소송의 기판력에 저촉돼 허용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면책 결정이 확정됐는데도 면책된 채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면책제도 취지에 반한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개인채무자가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단지 면책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면책된 채무에 관한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미 면책결정을 통해 강제집행 위험에서 벗어난 개인채무자가 그 집행을 다시 받도록 하는 것은 면책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확정된 면책결정의 효력을 잠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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