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 약품 '롄화칭원'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중국 건강·과학 포털 딩샹위안(DXY)의 여러 소셜미디어 계정이 정지돼 논란이 일었다. 롄화칭원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공식 안내한 전통 약품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검열 당국은 해당 계정들의 정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롄화칭원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것과 연결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의학에서 독감 치료제로 사용되는 롄화칭원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DXY는 지난 4월 롄화칭원이 코로나19 예방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DXY 외에도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롄화칭원을 배포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베이징 수도의과대 라오이 학장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정부는 봉쇄 지역 주민들에게 중국 전통 약품인 롄화칭원을 배포하기에 앞서 해당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외아들 왕쓰충도 웨이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롄화칭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추천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공유했다. 그러자 웨이보는 "관련 법과 규정을 위반했다"며 그의 계정을 정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감염병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중국 전통 의학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신화를 일축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중 원사는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현재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은 없다"고 밝혔다.
SCMP는 "중 원사는 오랜 기간 롄화칭원을 비롯해 중의학을 옹호하고 연구와 개발을 독려한 인물"이라며 "다만 중 원사는 DXY의 정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지에서는 효능에 대한 증거 부족과 심혈관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로 코로나19 치료에 롄화칭원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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