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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 증산 예고 하루만에…사우디는 감산 카드 '만지작'

"극심한 변동성, 감산이 대응책"

내달 5일 OPEC+ 회의에 촉각

90弗대 머물던 유가 다시 반등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안정을 찾기가 무섭게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미국이 대대적인 원유 증산을 예고한 지 하루 만에 사우디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감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두 나라의 석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미국과 사우디의 팽팽한 기싸움 속에 국제 유가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극심한 변동성과 유동성 부족으로 원유 선물 시장과 실제 시장이 점점 단절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OPEC+의 감산이 이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거대한 위험과 불확실성을 효율적으로 헤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시장이 명확하게 작동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정작 변동성이 큰 시장을 만들며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 실물시장에서의 공급량과 별개로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유동성 부족과 경기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올 3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를 기록했던 국제 유가는 최근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와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 속에 6월 초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9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어 “OPEC+는 어느 때보다 더 강하고 화합이 잘 되고 있다”며 “OPEC+는 도전에 대처하는 데 있어 감산을 포함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OPEC+가 7월 중 하루 평균 64만 8000배럴을 추가 증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하루 290만 배럴을 덜 생산했다고 전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OPEC+가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의 다음 정례 회의는 9월 5일로 예정돼 있다.

OPEC+의 감산 가능성에 국제 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은 22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급락하던 10월물 브렌트유 가격이 그의 발언 소식에 하락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23일 장 초반 1%가량 반등했다고 전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앞서 미국의 원유 증산과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 속에 장중 4.5%가량 급락했었다.

에드 모야 오안다 선임시장분석가는 “사우디가 자신들이 여전히 석유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주지시켰다”면서 “앞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와 가격을 현 수준에서 지지하기 위한 사우디의 행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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