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백신 수급·관리 실태와 ‘탈(脫)원전’ 정책을 하반기 감사 계획에 포함시켰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시 정기 감사기관으로 선정해 전임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기관 감사에도 칼날을 벼르는 모습이다.
감사원은 23일 감사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우선 코로나19가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의 감염병 대응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기간 품귀 현상을 보였던 코로나19 백신 및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의 수급·관리 실태를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감사원은 2020년 1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와 전화 통화를 하고 백신 4000만 회분 공급 등에 합의했지만 지난해 2분기 11만 2000회분만 들어온 배경 등을 집중 감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지난해 7~8월 두 달간 수차례 이어져 국내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감사원은 최근 발전 비중이 높아진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도 점검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앞서 감사원은 2020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에너지 전환 로드맵과 각종 계획 수립 실태’ 감사를 실시하고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에 위법이나 절차적 하자는 없었다는 감사 결과를 지난해 3월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감사는 결국 약 1년 5개월 만에 재감사에 나선 것으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이른바 ‘타깃 감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전체를 다시 한 번 볼 필요가 있어 다시 감사하게 된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 정책이 만들어진 2014년 이후부터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다음 달 국가 통계 시스템에 대한 감사에도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기간 발생한 통계청의 가계 동향 조사 등 국가 통계의 정확성 논란을 감사할 계획이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올해 5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 질의에서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3분기에 감사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현재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버티기 논란 속에 권익위에 대한 특별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출연?출자 기관 경영 관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운영 △국세 부과 행정 및 관행 개선 △소극 행정 개선 등 규제 개혁 추진 △대학 평가 제도 및 학사 규제 운영 △개인 정보 보호 추진 등에 대해서도 하반기 중 감사한다. 기관 정기 감사 대상에는 공수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추가했는데 각각 통신 자료 조회 논란과 소쿠리 투표 사태 등을 감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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