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지난 8일 저녁 술자리를 가졌다는 논란에 대해 “맥주를 조금 마셨다”고 인정했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밝히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사를 거론하며 “저녁 자리에서 화기애애하게 술잔을 기울일 때 순식간에 차오르는 물을 보며 공포감을 느꼈단 것인데 느낀 바가 없냐”고 묻자 “이렇게까지 내릴 줄은 상상을 못했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재해가 났는데 어떻게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술을 먹겠냐”며 “중국집에서 같이 식사하시면 알겠지만 (식당에) 출입기자단과 1시간 반 동안 있었다”고 해명했다. 최영범 전 홍보수석의 만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 결과 아니라고 한다”고 부인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비 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김 실장 발언에 대해 ‘재난이 예상하고 어떻게 오느냐’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결과만 두고 이야기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며 “출입기자와 오래전에 (약속을) 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김 실장은 전 의원이 ‘약주’ 표현을 사용하자 “약주가 아니라 식사를 한 것이다. 왜 자꾸 나쁘게 말하시느냐”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집중호우 때 윤석열 대통령이 서초동 사저에서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까지 헬기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설전이 오갔다. 김 실장은 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헬기 이동을 검토했느냐’고 묻자 “아니오”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헬기 이동을)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서는 (헬기를) 탈 수가 없다”며 “상식적으로 헬기로 이동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자체가 헬기 착륙이 불가능했다는 이 의원 지적에는 “그래서 제가 헬기 이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닌가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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