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물 아래 숨겨져 있던 유적들이 재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 텍사스의 말라붙은 계곡 바닥에서 약 1억1300만 년 전 공룡이 남긴 발자국이 발견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 글렌 로즈에 있는 '공룡계곡 주립공원'을 관통하는 계곡 물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세계에서 가장 길게 이어진 것 중 하나로 추정되는 공룡 발자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립공원 측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말라붙은 계곡 바닥에 큰 세 발가락이 있는 공룡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해당 발자국 행렬은 대부분 몸무게 7t, 키는 4.5m에 달하는 육식공룡인 '아크로칸토사우루스(Acrocanthosaurus)’가 남긴 것이며, 이보다 훨씬 더 큰 '사우로포세이돈(Sauroposeidon)’의 발자국도 섞여있다. 성체 기준 키 18m에 몸무게는 44t에 달하는 사우로포세이돈은 용각류 공룡 중 가장 키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견된 공룡 발자국은 강물과 침전물 아래 숨겨져 있다가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에 발자국들은 다시 물에 잠길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공원·야생동물 관리국은 "비가 오면 계곡물에 다시 잠기겠지만 공룡계곡공원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 1억1300만 년 전 공룡발자국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스페인 중부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저수량이 28%로 감소해 물에 잠겼던 기원전 5000여 년 전의 '과달페랄 고인돌(Dolmen of Guadalperal)’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양쯔강에서도 가뭄으로 600년 된 부처상이 발견됐고 세르비아 동부 다뉴브강에서는 폭탄을 실은 채 침몰한 수십 척의 독일 군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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