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 조사를 보면 올 2분기 기준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OS 중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72%로 절대적 1위다. iOS를 기반으로 독자적 플랫폼을 구축한 아이폰의 애플을 제외하면 안드로이드 없이 스마트폰이 굴러갈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안드로이드의 출발은 디지털카메라용 플랫폼이었으며, 창립자들이 처음에는 스마트폰 개발에 뜻이 없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안드로이드 뜻밖의 역사’는 앤디 루빈과 크리스 화이트가 2003년 안드로이드를 창업한 시점부터 2008년 출시 후 대표적 스마트폰 OS로 자리 잡기까지 숨은 역사를 조망한다. 저자도 구글 안드로이드의 초기인 2010년부터 함께 하고 있는 내부자라는 점이 이채롭다. 그는 안드로이드에서 OS의 움직임, 사용자인터페이스(UI)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이끌었으며 현재도 그래픽 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안드로이드 초기 멤버를 비롯한 사람들이 그 개발 이야기를 잊어버리기 전에 이를 기록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다.
책은 안드로이드의 설립과 구글로의 피인수, G메일·지도 등 필수적 어플리케이션과 위젯·런처 같은 기능의 개발, 각 스마트폰 제조사에 이를 탑재하기 위한 노력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아낸다. 안드로이드는 2005년 구글에 인수된 후에도 극소수만 아는 소규모 비밀 프로젝트에 불과했지만 여러 팀원들이 갖가지로 함께 노력한 경험 끝에 세계적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그런 탓에 여러 사람이 등장하며, 책 앞부분에 등장인물 소개란을 따로 뒀을 정도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한동안 주말도 없이 근무했던 개발자들의 도전, 아이폰에 자극 받아 OS 개발을 다시 했던 경험이나 1.0 버전의 실패 같은 악전고투가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주요 고객인 삼성과의 일화도 언급돼 있다. 안드로이드 팀은 2005년 이기택 당시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 대표를 만나 식사를 하며 협력관계를 다짐했지만 실질적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구글이 2009년 모토로라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전화 ‘드로이드’를 출시한 뒤에야 그 생태계에 합류한다. 책은 신종균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 안드로이드에 모든 걸 걸었다고 회상하며 “삼성은 제품이 소비자 손에 들어가는 마지막 단계까지 돈을 투자한 첫 회사였다”고 말한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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