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 2명이 27일 21년만에 검거됐다.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선 검은 복면을 쓴 괴한 두 명이 나타나 현금수송차량 속 현금 3억 원을 탈취해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총을 맞아 숨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20년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살인강도 등 혐의로 붙잡힌 검거된 A 씨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지법에서 열렸다.
당시 복면을 쓴 A씨 등은 지문을 남기지 않았고 차량 유리창 선팅을 3중으로 해 밖에서 보지 못 하게 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이 범행에 썼던 권총이 경찰관이 사용하는 총기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총기 출처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보안업체 직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20∼30대 남성이라는 것만 추정했을 뿐 범인을 특정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다 이듬해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20대 남성을 비롯해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이들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경찰의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해 증거불충분 등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있던 유전자(DNA)와 일치하는 인물을 특정해 21년 만에 용의자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경찰청은 다음달 1일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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