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부모들이 자식을 엄격하게 키웠던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훌륭하게 자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대체로 국가나 사회도 어려움을 겪으면 비상 국면으로 전환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엄격함’을 통해 세상의 평화를 가져온 인물 중 한 명이 1979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됐던 폴 볼커다. 당시 ‘석유파동’ 등으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11.3%였고 1980년 5월까지 실업률은 7.5%까지 치솟았다. 취임 1년도 안돼 미국은 독일·영국·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제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빠졌다. 그는 여러 번 1%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 통화 공급 속도를 늦췄다. 그는 1981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21%로 끌어올렸다. 볼커는 정책 시행 과정에서 자신을 해고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합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하라는 재무장관의 공개적 요구에 시달렸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1983년 3.21%까지 떨어졌다.
그가 재임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미국 경제를 이끈 결과 국민들은 1980~1990년대 호황과 강세장을 경험했다. 지금의 연준도 자신들이 초래한 정책 실패로 물가가 치솟자 재차 과거를 회상하는 듯하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여러 번 볼커를 언급하면서 그의 정신을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시점에서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역사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은 어려움을 극복해 기존 추세를 연장하고자 하며 만일 그것을 놓치면 수익률에 큰 영향이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945년 이후 연평균 11%의 수익률을 제공해 왔다. 최근 자본시장은 갑작스러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상승 시 때를 맞춰 재진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자 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점이며 투자자들은 긴 안목을 갖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향후 자산 시장은 다시 강세장과 약세장 중 하나의 길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현실화되면 시장은 중장기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다. 지금처럼 장시간의 시장 조정이 지속되면 투자자들은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경기 침체의 순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불황기의 경제는 남아도는 자원을 제거하고, 자본을 보다 생산적인 부분으로 재분배해 기업과 산업을 더 강하고 경쟁력 있게 만든다. 또한 경기 침체는 경제의 장기적 잠재력을 높이는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무엇보다 자산 가격을 재설정함으로써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진입 시점을 제공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시장은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시점에 상승하고, 안일한 마음이 퍼지면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올해는 투자자들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고 단기적 전망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향후 경제와 정책 모두 저성장·저인플레이션·저금리의 투자 지형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익률 차이는 지금부터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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