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기 동국대 교수(65)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정부 훈포장을 받지 않겠다는 ‘퇴직교원 정부 포상 포기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하며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밝힌 사실이 드러났다.
이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에 제출한 정부 포상포기 확인서를 공개하면서 "제가 이번 8월 말로 동국대학교를 정년퇴임하게 돼, 페북으로라도 인사를 올려야 될 것 같아 펜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훈포장은 교육자로 재직하면서 교육발전에 평생을 헌신해 온 공적을 인정하는 뜻으로 퇴직하는 교원들에게 수여하는 정부 포상이다.
이 교수는 확인서의 포기사유란에 "더 훌륭한 일을 하고도 포상을 못 받는 분들이 많은데,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도, 교육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는 것이 송구스럽고,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너무 치욕적으로 느껴졌다"며 포상 포기 배경을 밝혔다. 그는 “마치 조선총독에게 무엇을 받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1977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후 1993년 8월 동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그는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상임집행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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