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가 29일(현지 시간)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디며 반세기 만에 인류의 달 탐사 여정이 다시 시작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날 오전 8시 33분(미 동부 시간 기준)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Ⅰ을 발사한다고 28일 밝혔다. 아르테미스Ⅰ은 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에 다녀온 지 무려 50여 년 만에 재개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첫 비행 미션이다.
이번에 발사되는 우주발사체(SLS)는 32층 건물에 달하는 약 98m 높이에 무게는 약 2600톤이다. 추력도 인류 역사상 최대인 880만 파운드로 과거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낸 새턴 5호 로켓보다 15% 더 강화됐다. 아르테미스Ⅰ에는 유인 캡슐 ‘오리온’도 실린다. 다만 이번 발사에서 오리온에는 사람 대신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3개를 탑재했다. 마네킹은 뼈와 장기·연조직 등 인체 조직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으며 5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감지기가 장착됐다. 오리온은 발사 6일째에 달의 궤도를 비행하기 시작하며 약 2주간 비행한 뒤 발사 24일째에 지구로의 귀환을 시작한다. 오리온은 10월 10일께 42일간의 비행을 마치고 미국 샌디에이고 앞 태평양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3단계에 걸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1단계 목표는 우주비행사가 달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을 모사한 마네킹을 탑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오리온은 4명의 우주인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이번 비행이 성공할 경우 2024년으로 예정된 2단계에서는 실제 사람을 태우고 달 궤도를 다녀오는 유인 비행을 진행한다. 2025년 3단계에서는 최초로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을 달 남극 표면에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직 탐사된 적이 없는 달 남극 표면에는 물이 얼음 형태로 저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사는 장기적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달 착륙에 성공한 뒤 인류가 달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반을 세우고 이후 우주인을 화성에까지 보내겠다는 것이다. CNN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달에 인류가 체류할 수 있게 하고 달 궤도에 ‘게이트웨이’라는 이름의 우주정거장을 설치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명 ‘아르테미스’는 반세기 전의 달 탐사 프로그램 ‘아폴로’의 뒤를 잇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신 아폴로와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쌍둥이 남매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는 약정을 통해 한국과 일본·영국·이탈리아 등 21개국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다누리호가 달에 도착해 달을 공전하는 동안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착륙 후보지를 탐색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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